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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 칼럼

요가에서 말하는 "생각을 비우세요"란? |구상옥 요가&명상

몸과 마음이 하나되어 있는 상태를 일컫는 단어이다. 몸과 마음이 하나라는 말이 와 닿지 않을 수 있다. 잠에 깨어 삶의 시간을 보내는 동안 머릿속이 떠오르는 생각중 90%는 의미없는 생각이라고 한다. 아침에 일어나 거울을 보면서 어제 먹은 회식자리 메뉴를 떠올리고 어제보다 얼굴이 부은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면서 샤워를 한다. 샤워하면서 오늘 해야 할 일이 생각나고 어제 나를 화나게 했던 상사의 얼굴이 떠오르기도 한다. 생각하다 보니 출근하기 싫은 마음이 올라온다. 아침을 먹는다. 손은 숟가락을 들고 있지만, 오늘 점심은 뭘 먹어야 하지, 아침에 회의가 있었나? 아이들 숙제는 챙겼나? 학원비는 보냈나? 해야 할 일들과 한 일들을 떠올리면서 밥은 씹고는 있으나 맛은 느낄 수 없다.

회사에 출근해서 해야 할 일을 하다보면, 물어오는 사람, 답하는 사람, 열려있는 인터넷 뉴스들, 핸드폰의 메시지, 수시로 걸려오는 전화, 갑작스레 요청되는 회의 등 마음을 흐트러뜨리는 일들로 정작해야하는 일의 흐름은 끊기고 하려던 일을 잊어버리기 일쑤이다.

지극히 일반적인 이야기이다. 우리는 눈앞의 무언가를 하면서 머리로는 지속적으로 다른 생각을 한다. 요가에서는 이런 상태를 보고 몸과 마음이 떨어진 상태’, "몸과 마음이 분리된 상태"이라고 부른다. 이는 '몸과 마음이 하나'라는 뜻을 가진 '요가'와는 정반대의 상태이다. 이런 상태가 지속되면, 업무효율이 떨어져, 회사에서 보내는 시간은 길고, 휴식의 시간은 줄어든다. 일은 한 것도 아닌, 쉰 것도 아닌 시간들이 삶의 대부분을 차지하게 된다. 많은 직장인들의 고민이기도 하겠다. 그렇다면 집중력를 높여 시간 사용에 대한 효율성을 증대 시키기 위해서는 어떻게 할까?

생각을 비우세요라는 말은 자기개발 서적 책의 글쓴이도, 요가수업에서의 선생님도 쉽게 이야기 한다. 정작 눈을 감고 가만히 있노라면, 분주한 마음은 해야 할 일을 찾아 쉴새없이 움직이고 수많은 생각이 스쳐지나가 1~2분 조차 앉아 있기 힘들다.

요가의 여러 갈래중 하나인 아쉬탕가 요가는 분주한 마음을 몸에 잡아두기 위해 몸의 감각에 집중해야 한다고 이야기 한다. 몸의 감각, 호흡에 집중하기 위해서는, 감각을 느끼는 연습이 필요하다. 아쉬탕가 요가는 강렬한 동작들을 통해 이를 이루지만, 꼭 그렇게 하지 않더라도 가벼운 스트레칭을 시작으로 근육의 움직임, 후끈하게 올라오는 근육의 열기, 열기로 배출되는 땀, 사바사나에서 편안하게 내려가는 호흡을 느끼려고 반복하다보면, 몸의 감각이 살아나면 이전에는 느껴보지 못했던 '몸'을 알게된다.

물론 '요가'라고 하면 근육과 뼈를 이완시켜 제자리로 돌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기 때문에 교정과 유연성 증대 효과를 먼저 생각하게 된다. 하지만 요가는 인도의 오래된 수련 방식으로 몸에 집중하여 현재에 집중하기 위해 만들어 졌다. 교정, 운동보다 '수련'인 것이다. 요가원에 들어와 매트에 앉는 순간 조용하고 고요해지는 마음을 바라보고, 몸의 감각을 느끼려고 노력한다면 그냥 '운동의 한종류인 요가'와는 다른 요가를 경험하게 될 것이다.

요가는 현재에 집중하는 수련이다. 평소에 하는 90%의 쓸데없는 생각 대신, 삶에 필요한 사색을 할 수 있다. 사색은 자신의 평소 모습을 알수 있게 도와준다. 아이에게 화를 자주 낸다면, 화를 내는 이유가 무엇인지, 화를 일으키는 원인이 나의 마음에서 나온 것은 아닌지, 아이의 어떤 행동에 반복적으로 화를 내는지화의 원인을 깊이 생각하여 그것이 무엇인지 알아내야 원하지 않은 행동을 그만 할 수 있다.

매트에 앉아 마음을 몸에 집중시키는 것, '요가'가 삶을 변화시킬 수 있는 시작이 될 수 있는 이유가 이것이다.